우리 이야기 · 동광국밥
아버지가 쓰던 솥을
아직 그대로 씁니다
1987년에 열었습니다 · 지금은 아들과 둘이 봅니다
1987년에 아버지가 이 자리에서 시작하셨습니다. 그때 쓰시던 솥을 지금도 씁니다. 새것으로 바꿔 보기도 했는데, 국물 맛이 달라져서 도로 꺼냈습니다. 2004년에 길 건너로 스무 걸음쯤 옮겼는데, 그때도 솥은 트럭에 싣고 왔습니다.
솥은 둘입니다. 둘 다 아버지 때부터 있던 것이고, 지름은 여든 센티쯤 됩니다. 한 솥에 백 그릇이 조금 넘게 나옵니다. 하루에 두 솥, 그러니까 이백 그릇 언저리에서 그날이 끝납니다. 더 팔 수도 있지만 그러면 우려내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그 시간을 줄이지 않는 것이 저희가 지키는 유일한 원칙입니다.
뼈는 열두 시간 끓입니다. 여섯 시간이면 국물이 뽀얘지기는 합니다. 보기에는 그때가 다 된 것 같지만, 먹어 보면 맛이 아직 앉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여섯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입니다.
열두 시간을 채우려면 전날 오후에 불을 올려야 합니다. 오늘 나가는 국물은 어제 오후 네 시 반과 저녁 여섯 시 반에 앉힌 두 솥입니다. 각각 오늘 새벽 네 시 반과 아침 여섯 시 반에 열두 시간이 찹니다. 문을 여는 열 시에는 둘 다 끝나 있습니다. 그리고 문 닫기 전에 내일 쓸 두 솥에 다시 불을 올리고 나갑니다.
재료
고기는 매일 아침 여덟 시에 받아 그날 씁니다. 남으면 다음 날 쓰지 않고 버립니다. 아까운 일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제 오신 분과 오늘 오신 분이 다른 것을 드시게 됩니다.
김치와 깍두기는 저희가 담급니다. 깍두기는 사흘 익혀서 냅니다. 여름과 겨울에 익는 속도가 달라서 담그는 날을 달리 잡습니다. 국물에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습니다. 매콤하게 드시는 분은 다진 양념을 따로 내드립니다.
앞으로
아들이 3년째 같이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고기 삶는 일과 김치를 맡고 있고, 솥은 아직 못 맡기고 있습니다. 불을 보는 일은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언젠가는 이 자리를 이어받을 겁니다. 그때도 이 솥은 그대로일 겁니다.
지나온 해
- 1987 아버지가 이 골목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솥 둘로 시작했고, 그 둘이 지금 쓰는 솥입니다.
- 1998 솥을 새것으로 바꿔 봤습니다. 국물 맛이 달라져서 넉 달 만에 옛 솥을 도로 꺼냈습니다. 새 솥은 지금 뼈 담그는 통으로 씁니다.
- 2004 길 건너로 스무 걸음쯤 옮겼습니다. 솥은 트럭에 싣고 왔습니다. 옮기느라 나흘 닫았습니다.
- 2015 메뉴를 여덟 가지로 늘렸습니다.
- 2017 두 해 만에 다시 넷으로 줄였습니다. 그 뒤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 2024 아들이 들어왔습니다. 고기 삶는 일과 김치를 맡고 있습니다.
2004년에 옮긴 자리가 지금 자리입니다. 1987년 자리는 길 건너편이고, 지금은 다른 가게가 들어와 있습니다.
맛있게 드셨으면 그걸로 됐습니다. 그 말 들으려고 새벽에 나옵니다.
저희 하루
- 04:30
- 나옵니다. 어제 오후 네 시 반에 올린 첫 솥이 이때 열두 시간을 채웁니다. 불을 끕니다.
- 05:30
- 첫 솥을 걸러 식힙니다. 끓는 동안에도 걷지만, 식으면서 굳은 기름을 한 번 더 걷습니다. 점심에 나갈 국물입니다.
- 06:30
- 어제 저녁 여섯 시 반에 올린 두 번째 솥이 열두 시간을 채웁니다. 저녁에 나갈 몫입니다.
- 08:00
- 고기와 뼈가 들어옵니다. 고기는 그날 쓸 만큼만 받아서 바로 삶고, 뼈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뺍니다.
- 09:30
- 사흘 전에 담근 깍두기를 꺼내 그릇에 나눠 담습니다.
- 10:00
- 문을 엽니다. 12시부터 1시까지는 10분쯤 기다리실 수 있습니다.
- 16:30
- 아침에 담가 둔 뼈로 첫 솥에 불을 올립니다. 내일 점심 몫입니다.
- 18:30
- 두 번째 솥에 불을 올립니다. 내일 저녁 몫입니다.
- 19:00
- 대개 이 무렵 오늘 국물이 떨어집니다. 남은 그릇 수를 문 앞에 적어 둡니다.
- 20:00
- 닫습니다. 두 솥은 약한 불로 낮춰 두고 나갑니다. 이 불이 밤을 넘겨 새벽까지 갑니다.
오늘 16:30에 올린 솥은 내일 04:30에, 18:30에 올린 솥은 내일 06:30에 열두 시간이 찹니다. 그래서 문 여는 시각에 이미 다 끓은 국물이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
| 무엇이 | 여름 (6–9월) | 겨울 (12–2월) |
|---|---|---|
| 깍두기 담그는 날 | 하루 걸러 조금씩 담가 뒤 창고에 둡니다 | 사흘치를 한 번에 담가 주방 안쪽에 둡니다 |
| 배추김치 | 사나흘에 한 통씩 담급니다 | 11월 말에 김장을 해서 겨우내 씁니다 |
| 기름 걷기 | 걸러 놓고 굳기까지 한 시간 반 | 사십 분이면 굳습니다 |
| 다진 양념 | 이틀에 한 번 만듭니다 | 나흘에 한 번 만듭니다 |
| 상에 내는 물 | 보리차를 차게 해서 냅니다 | 보리차를 데워서 냅니다 |
| 국물 떨어지는 때 | 저녁 7시 반까지 가는 날이 있습니다 | 저녁 7시 전에 떨어지는 날이 많습니다 |
- 3–5월과 10–11월은 그날 날씨를 보고 위 둘 중 하나로 합니다.
- 어느 쪽이든 담근 지 사흘째 아침 9시 반에 꺼냅니다. 익히는 사흘은 계절과 상관없이 같습니다.
- 문 여는 시각과 값은 계절에 따라 바뀌지 않습니다.
메뉴가 넷뿐인 이유
2015년에 여덟 가지까지 늘려 본 적이 있습니다. 두 해 하다가 다시 줄였습니다. 손이 여기저기 나뉘니 솥 앞에 서 있는 시간이 짧아졌고, 그게 국물에 그대로 나왔습니다. 지금은 넷입니다. 넷이면 하루 종일 솥을 볼 수 있습니다.
국밥은 9,000원이고 고기가 100g 들어갑니다. 밥은 따로 담아 드릴 수도 있습니다. 고기를 200g 넣은 특국밥은 12,000원인데 국물 양은 같습니다. 수육은 28,000원, 두세 분이 나눠 드실 양이고 그날 준비된 만큼만 나갑니다. 공기밥은 1,000원을 더 받고,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더 달라고 하시면 값 없이 더 드립니다.
술은 소주와 맥주만 두었습니다. 한 병에 4,000원이고, 19세 미만에게는 팔지 않습니다. 점심에는 저희가 먼저 권하지 않습니다. 오후에 일하러 돌아가시는 분이 대부분이라서요.
자주 오시는 분들의 주문법
아래는 주문하실 때 말씀해 주시면 그대로 해 드리는 것들입니다. 값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밥 따로 주세요”
밥을 국에 말지 않고 공기에 담아 함께 냅니다. 국물 양과 값은 같습니다.
“양념 따로 주세요”
다진 양념을 종지에 담아 냅니다. 국물에는 고춧가루를 넣지 않습니다. 넣는 양은 손님이 정하십니다.
“살코기만 주세요”
머릿고기와 내장을 빼고 살코기만 넣습니다. 고기 양은 그대로입니다.
“간 덜 해 주세요”
소금을 덜 넣고 냅니다. 상에 소금과 새우젓이 있어 드시면서 맞추실 수 있습니다. 낸 뒤에는 간을 뺄 수 없으니 주문하실 때 말씀해 주십시오.
“국물 조금만 더 주세요”
한 국자 더 채워 드립니다. 값은 받지 않습니다. 다만 국물이 떨어진 뒤에는 해 드리지 못합니다.
“파 빼 주세요” · “파 많이 주세요”
대파는 그릇을 낼 때 얹습니다. 빼 드리거나 한 번 더 얹어 드립니다.
위 주문법은 전화로 포장 주문하실 때도 같이 됩니다. 포장은 국물과 밥을 원래 따로 담습니다.
손님이 남긴 말
아버지 모시고 한 달에 두어 번 옵니다. 안 짜서요. 그게 제일 큽니다.
점심에 혼자 와서 12분 만에 먹고 나갑니다. 재촉하지도, 붙잡지도 않습니다.
이사 가고 나서도 두 달에 한 번은 옵니다. 지하철로 40분 걸립니다.
가게에 놓아둔 공책에 손님이 직접 적어 주신 것을 옮겼습니다.
처음 오신 분이 알아두면 좋은 것
- 1 앉으시면 보리차와 깍두기가 먼저 나옵니다. 주문은 그다음에 받습니다.
- 2 국밥은 밥을 말아 냅니다. 따로 드시려면 주문하실 때 “밥 따로”라고 말씀하십시오.
- 3 소금과 새우젓은 상에 놓여 있습니다. 다진 양념은 말씀하시면 종지에 담아 냅니다.
- 4 뚝배기는 끓는 채로 나옵니다. 그릇 가장자리가 뜨거우니 받침째 옮기십시오.
- 5 수육은 주문하신 뒤 15분쯤 걸립니다. 국밥과 같이 드실 거면 앉으시자마자 먼저 시키십시오.
- 6 12시부터 1시까지는 10분쯤 기다리실 수 있습니다. 그 앞뒤로 오시면 대개 바로 앉으십니다.
- 7 계산은 나가실 때 계산대에서 합니다. 자리에서는 받지 않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은 국밥 한 그릇으로 시작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고기를 더 드시려면 특국밥으로 주문하시면 되고, 국물 양은 같습니다.
자주 묻는 것
예약이 되나요
자리 예약은 받지 않습니다. 오시는 순서대로 앉으십니다. 다만 여덟 분 이상 오실 때는 전화로 미리 말씀해 주시면 테이블을 붙여 두겠습니다.
포장이 되나요
됩니다. 국물과 밥을 따로 담아 드립니다. 용기값으로 500원을 더 받습니다. 전화로 미리 주문하시면 기다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배달앱은 쓰지 않습니다. 국물이 흔들리면 저희가 낸 맛이 아니게 됩니다.
국물만 사 갈 수 있나요
됩니다. 용기값으로 500원을 더 받습니다. 한 분당 두 그릇 몫까지 드립니다. 국물이 떨어지는 저녁 무렵에는 어렵습니다. 낮에 오시거나 전화로 먼저 말씀해 주십시오.
어떤 고기를 쓰나요
돼지 사골과 등뼈로 국물을 냅니다. 그릇에 넣는 고기는 앞다리살과 머릿고기, 내장입니다. 머릿고기와 내장이 부담스러우시면 “살코기만”이라고 말씀하시면 빼고 담아 드립니다. 소고기는 쓰지 않습니다.
주차할 곳이 있나요
가게 앞에 두 대 댈 수 있습니다. 자리가 차면 골목 끝 공영주차장을 쓰십니다. 걸어서 2분입니다. 주차권은 드리지 못합니다.
카드로 계산되나요
카드, 현금, 계좌이체 모두 됩니다. 금액에 상관없이 카드 받습니다.
아이와 같이 가도 되나요
아이 의자가 세 개 있습니다. 국물은 덜 뜨겁게 작은 그릇에 따로 담아 드리고, 그 몫은 값을 받지 않습니다. 말씀만 해 주십시오.
혼자 가도 괜찮은가요
창가에 1인석이 여섯 자리 있습니다. 대부분 혼자 오십니다. 다만 12시부터 1시 사이에는 합석을 부탁드릴 때가 있습니다.
늦게 가면 먹을 수 있나요
저녁 7시쯤 국물이 떨어지는 날이 많습니다. 그날 남은 그릇 수는 문 앞에 적어 둡니다. 멀리서 오시는 길이면 전화로 먼저 물어보십시오. 헛걸음하시는 것이 저희도 미안합니다.
오시는 길
- 주소
- 서울 은평구 00로 00길 00
2호선 00역 3번 출구에서 걸어서 6분, 우체국 옆 골목 - 영업
- 10:00–20:00 (재료 소진 시 마감)
- 휴무
- 매주 화요일, 명절 당일
- 주차
- 가게 앞 2대 · 골목 끝 공영주차장 도보 2분
- 결제
- 카드 · 현금 · 계좌이체